[스님의 하루] 마음속 깊은 응어리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요

“마음 밑바닥에 있는 깊은 응어리를 풀어야 괴로움이 근본적으로 해결이 된다고 하셨는데, 그 깊은 응어리를 어떻게 찾을 수 있나요? 지금 이 괴로움의 근본 원인을 없애고 업장을 소멸하고 싶은데, 그 근본 원인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마음속에 있는 깊은 응어리를 불교 용어로는 ‘업식’이라고 합니다. 인도말로는 ‘까르마’라고 하고, 현대 용어로는 ‘무의식’이라고 합니다. ‘내가 내 마음을 모른다’ 이렇게 말하듯이 의식의 세계에서는 쉽게 알 수 없는 것이 무의식이에요. 무의식의 세계를 인지하는 방법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꿈을 꿀 때입니다. 꿈속에서는 무의식이 의식의 세계로 떠오릅니다. 꿈을 잘 살피면 내 속마음을 체크할 수 있습니다.

둘째, 깊은 명상에 들어갔을 때입니다. 명상을 깊이 하면 거의 잠을 자는 수준이 됩니다. 그때 마치 꿈속에서 무의식이 올라오듯이, 저 마음 밑바닥에 있는 것들이 꿈처럼 자꾸 의식의 세계에 상념으로 떠오릅니다. 그래서 명상을 깊이 하면 업식을 알 수 있게 되고, 조금씩 업식을 소멸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셋째, 의식으로 아는 수준에서는 아무리 애를 써도 변화가 안 일어납니다. 변화가 일어나려면 내가 모르는 경지로 나아가야 합니다. 화두를 참구 해서 어느 순간에 돌파를 하면서 내 업장을 소멸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너 누구냐?’ 하고 질문하면 대부분 자신의 이름을 대답합니다.

‘너는 누구냐?’
‘법륜입니다.’
‘법륜이 너냐? 너의 이름이냐?’
‘예, 제 이름입니다.’
‘내가 언제 너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니? 네가 누구냐고 물었지. 너는 누구냐?’
‘네, 스님입니다.’
‘스님이 너냐, 너의 직업이냐?’
‘제 직업입니다.’
‘내가 언제 너의 직업을 물었니? 네가 누구냐고 물었지. 너는 누구냐?’

이렇게 자꾸 물어 가면 우리는 이름을 댔다가, 직업을 댔다가, 가족 관계를 댔다가. 이렇게 자꾸 아는 걸 갖고 답을 찾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대답을 해도 그런 말로는 내가 누구인지 표현할 수 없고 나의 ‘무엇’을 대답할 뿐입니다. ‘나의 무엇’이라고 할 때 그 ‘나’가 무엇이냐 이 말입니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대답합니다.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다시 묻습니다.

‘그래? 남을 모르는 게 아니라 네가 너를 모른다고? 네가 너를 모르면 누가 너를 아니?’

이 정도가 되면 처음에는 아는 소리를 했지만 이제는 앞뒤가 꽉 막혀서 할 말이 없어집니다. 이럴 때 ‘난 모르겠어요. 그만하세요’라고 하는 사람은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치는 겁니다. 탐구란 ‘그럼 과연 나는 누구지?’ 하고 정말로 궁금해하면서 연구하는 겁니다.

‘이 질문의 답은 책에도 없고 지금까지 아는 것으로는 어떻게도 대답할 수 없으니 내가 직접 찾아봐야겠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이번에는 정말로 궁금해서 답을 찾아보게 됩니다. 그러면 이제는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이런 증상이 하루 가고, 이틀 가고, 마치 생선뼈가 목에 걸린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얘기를 하면서도 ‘얘기하는 내가 누구지?’ 하게 되고, 밥을 먹으면서도 ‘누가 밥을 먹는 것이지?’ 하게 됩니다. 이렇게 의문이 꽉 차면 어느 순간에 팍 트입니다. 그러면 늘 화가 났던 일과 마주해도 ‘화가 날 일이 없네. 왜 내가 화를 냈지?’ 하면서 변화가 일어납니다.

넷째, 제일 쉬운 방법은 전문 상담사나 병원을 방문해서 자꾸 자신의 마음에 있는 얘기를 꺼내 보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내가 한 번도 생각지 못했던 옛날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내 상처를 알아가게 됩니다. 마치 고구마 줄기를 잡아당기면 고구마가 딸려 올라오듯이 무의식에 쌓여있던 것들이 줄줄이 올라오게 됩니다.

이렇게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꿈을 잘 살펴서 내 속마음을 체크하는 방법도 있고, 스스로 깊은 명상 속에 들어서 무의식이 올라오게 하는 방법도 있고, 화두를 참구 해서 어느 순간에 돌파를 하면서 내 업장을 소멸하는 방법도 있고, 전문 상담사의 도움을 얻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좋지만, 근본적으로는 내 감정이 일어나는 뿌리를 소멸시켜야 합니다. 비유를 하자면, 물 밑에 흙탕물이 있는 한은 윗물은 맑은 물일지라도 약간만 건드리면 흐려지는 것이 반복됩니다. 그러므로 물 밑바닥을 청소해야 진정으로 깨끗한 상태가 됩니다.

이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의식의 세계에서 무의식의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굉장한 집중력이 필요하고 시간이 오래 걸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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